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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3.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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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신문=정승화 기자】 유교문화의 본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영남권 최초의 실학마을로 손꼽히는 경북 영양군 주실마을. 

  

김대중 정부시절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정부와 경북도가 117억원의 예산을 들여 민족문학시인 조지훈 선생의 동상과 시비, 고택 등을 정비하면서 예전에 비해 주실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북내륙 오지에 위치한 지리적 한계와 급변하는 세태속에서 국보급 마을이 그 빛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 이런 주실마을을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유교문화 관광 마을’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출향인사가 있다.

 

바로 전 성결대학교 재단이사장을 지낸 조석환 박사(77)가 그 주인공. 현재 경기도 안성시에서 컴퓨터 키보드사업을 하고 있는 조박사는 주실마을 입향조(入鄕調)인 한양조(趙)씨 후손으로 주실마을에 있는 ‘취암고택’의 주인이기도 하다.

 

경기도와 영양 주실마을을 오가며 빛바랜 주실마을에 ‘새빛’을 불어 넣기 위한 그의 발자취와 향후 계획은 어떤 그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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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실마을의 관광자원화를 위한 그의 노력

핏줄은 속이지 못한다는 말처럼 주실마을에 대한 조박사의 애착과 자부심은 대단했다. 조선중기 당시 영양 주실마을에 사는 한양조(趙)씨들을 가리켜 칼날같은 남인(南人) 집안이라 하여 검남(劍南)이라 불렸고 일제강점기에도 끝까지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지조가 그에게도 배어있었다.

 

“지난 2000년 당시 정부가 마을전체를 단장하여 새로운 유교문화권 관광마을로 탈바꿈했지만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마땅한 관광 상품이 없어 제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명성을 자랑하는 축제현장을 찾아다니며 많은 벤치마킹을 한 바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빛이 바랬던 주실마을이 중앙정부와 경북도, 영양군의 지원으로 새단장했지만 이를 현대인들과 교감할 수 있는 관광 상품으로 스토리텔링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안타까움으로 발품을 판 끝에 지리산 입구에 소재한 ‘선비문화연구원’과 스페인의 ‘에스펠레트(Espelette)고추축제’, 미국의 농업축제인 ‘미시시피(Mississippi) 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현장을 섭렵하며 주실마을의 관광상품화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그는 자부했다.

 

실제로 지난 1999년 5월에는 스웨덴, 텐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석학자들을 영양으로 초청해 영양군내 곳곳을 소개하며 문화유적으로서의 가치성과 관광상품의 호감도를 조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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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실마을 고택과 취암고택

민족문학사의 거목 조지훈 시인을 배출한 주실마을은 1630년경에 마을이 형성됐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마을모습이 마치 배모양을 띠고 있어 주실(主室), 또는 주곡(主谷)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이 마을에는 2개의 종택이 있는데 옥천종택(玉川宗宅)과 호은종택(壺隱宗宅)이다. 옥천종택은 조선 숙종 17년(1671) 문과에 급제, 홍문관 교리와 승정원 우부승지를 지낸 옥천 (玉川) 조덕린(趙德隣)의 집으로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24호로 지정돼 있다.

 

옆골목 호은종택이 바로 한국 근대문학의 거목 조지훈이 태어난 생가(生家)이다. 이 집은 주실마을에 처음 들어온 입항조 조전(趙佺)의 둘째아들 조정형(趙廷珩)이 조선 인조때 지은 집으로 경상북도 기념물 제27호이다.

 

이밖에도 경북 유형문화재 제72호인 월록서당과 경북 문화자료 제341호인 만곡정사 등 보물급 문화재들이 즐비한 곳이 주실마을이다.

 

조석환박사는 이 마을 ‘취암고택’의 주인이다. 이집은 1745년 신축돼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 2006년 조석환박사가 매입해 조부인 취암공(1847~1893)의 호를 따 ‘취암고택’으로 명명하게 됐다고 한다.

 

“저의 조부인 취암공은 호봉공의 7대손으로 취암유고(翠巖遺稿)를 남길 만큼 당대의 대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부의 학자적 명성에 걸맞게 제가 취암고택으로 이름 짓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여느 고택과 달리 취암고택은 아직 경상북도 문화재 등으로 지정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앙부처와 경상북도 등에 취암고택에 대해서도 문화재 지정요청을 한 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한 후 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이라 생각 합니다. 중요한 것은 주실마을 전체가 국보급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곳이므로 역사적 관광자원을 활용해 영양군뿐만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관광객유치와 학술심포지움 등 주실마을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겠지요” 끝없는 고향사랑에 대한 그의 집념이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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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에 대한 애착과 향후 구상중인 관광상품 개발방향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처럼 저도 객지를 떠돌아 다녔지만 한번도 고향 영양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출향인 대부분이 늘 마음한구석에 고향사랑을 품고 있지만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부터 늘 타향살이를 해온 저로서는 더욱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주실마을에 대한 애착과 향수는 일상처럼 저와 붙어있는 그림자 같은 것 일겁니다”

 

조박사는 지난 1964년도에 영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컴퓨터 키보드분야 전문가인 그는 남과 북이 한글과 조선글을 부르는 차이를 연구하여 새로운 통신기기 단말기인 ‘한겨레 통일 표준글자판을 갖는 단말기’를 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각계에 영양출신 유명인사들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영양출신의 흙수저인 조박사도 갖은 고생 끝에 객지에서 성공한 인사로 분류되는 셈이다.

 

“유교문화유적으로서 주실마을을 관광자원화 하는데 성공한다면 국내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영양고추와 콩을 활용해 수제 영양민속고추장과 된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영양을 브랜드화 하는 이들 상품제조를 통해 영양군민 수익에도 기여하고, 외부 관광객들을 보다 많이 유치하는 하나의 단초가 되겠지요”

 

끝없는 고향사랑에 대한 그의 집념이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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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영양 ‘주실마을’을 세계적인 유교문화 관광상품으로 재단장하기 위해 뛰는 조석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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