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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양농협·남영양농협·영양산림조합장선거전 돌입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전의 막이 올랐다.    지난 23일부터 선거하루전인 3월7일까지 13일 동안 각 후보들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열띤 선거전을 펼친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전국 1,347개 조합에서 모두 3,082명이 후보자등록을 마쳤다.    경북지역에서는 178개 조합에서 384명의 후보자가 등록, 평균 2.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북도내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곳은 신포항농협 · 남포항농협 등 포항지역 2개농협으로 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도내 42개 농·수협, 산림조합은 단일후보 등록으로 사실상 무투표 당선이 결정됐다.   영양지역의 경우 영양농협과 남영양농협, 영양군산림조합 등 3개 조합에서 3선 연임을 노리는 재선 현역 조합장의 재출마에 각 1명씩이 도전장을 내밀어 조합별 2명씩 6명의 후보가 일찌감치 등록을 마치고 선거전에 들어갔다.   ▲영양농협의 경우 예상대로 양봉철 현 조합장과 14대 조합장을 지낸 오두찬 전 조합장이 맞붙게 됐다.    두번의 리턴매치로 엎치락 뒤치락 승부를 펼쳐온 이들 2명의 후보가 세 번째 싸움에서 누가 최종 승자로 자리매김할지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양읍과 일월면, 수비면, 청기면 등 4개 지역에 거주하는 영양농협 조합원들은 2천844명.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영양읍에 거주하고 있어 결국 조합원들이 가장 많은 영양읍이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영양농협에서도 박명술 현 조합장이 3선 연임의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맞서는 도전 후보는 이 농협 이사인 김진득후보로 영양농협과 마찬가지로 2명의 후보가 맞붙는다.    남영양농협의 조합원은 1천544명. 이들 조합원 대부분이 입암면과 석보면 지역민들로 양분돼 있어 입암출신인 박조합장과 석보출신인 김이사간의 지역세 대결에서 누가 이기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영양군산림조합 역시 김성웅 조합장의 3선 아성에 김영묵 전 영양군 농업경제건설국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4년 전 무투표로 재선 조합장에 당선됐던 김조합장이 영양군 공직자 출신의 김 전 국장과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영양군산림조합의 조합원은 모두 2천240명. 이들 조합원들 중 상당수는 타지에 주소를 두고 있어 지역내 산주 조합원들에게 얼마나 많은 호응을 얻을지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기획특집
    • 사람과 인문학
    2023-03-01
  • 〈기획특집〉영양군지역 조합장선거 판세와 전망
    ▲영양농협 3선연임을 노리는 양봉철조합장과 14대 오두찬조합장과의 리턴매치 영양군민의 절반이상이 영양농협의 조합원이나 준조합원       영양농협조합장 선거는 현직 양봉철조합장(64)과 오랜세월 재기를 노려온 오두찬 전 조합장(63)과의 재대결, 일명 리턴매치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두명의 후보외에는 뚜렷하게 출마를 표명한 이들이 없다는게 농협안팎의 이야기다.    결국 재선의 현역프리미엄을 지닌 양봉철 조합장이 넉넉히 이기느냐, 과거 조합장 경험이 있는 오두찬 후보가 저력으로 판을 뒤지느냐가 관전 거리다.   이들 두명의 전·현직 조합장이 이번 선거에서 맞붙을 경우 지난 2011년이후 세 번째 싸움이다.    당초 지난 2007년부터 2011년 7월까지 13대 영양농협조합장을 지낸 양봉철조합장이 2011년 선거에서 오두찬후보에게 패배함으로써 이들의 선거인연은 시작됐다.    이후 오두찬조합장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4대 조합장을 지내고 그해 선거에서 양봉철후보에게 패배했다. 두사람이 한번씩 승리한 셈이다. 8년만에 다시 새번째 맞붙는 이들의 리턴매치 조합장선거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미지수 이지만 여러모로 양조합장의 신승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영양농협 한 관계자는 “조합원과 농협직원들이 선호하는 조합장은 경영능력과 함께 덕장의 인품을 지닌 후보에게 끌리기 마련”이라며 “두사람 모두 조합장을 지냈기 때문에 능력과 리더십, 인품에 대해서는 유권자들과 직원들이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양읍과 일월면, 수비면, 청기면 등 4개지역을 관할권으로 하는 영양농협은 조합원 2천844명, 준조합원 6천602명의 방대한 조직을 자랑한다.    영양군민 1만6천여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영양농협의 조합원이거나 준조합원이다. 그만큼 지역민들에게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농협이라는 말이다.    주력사업으로는 은행업무인 ‘신용사업’과 농협마트 및 농산물판매·가공등 ‘판매사업’ 등 두축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예수금이 약 2천억원, 대출금이 7백70억원에 이를만큼 지역민들의 이용이 높다. 또 농협마트를 통해서만 연8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농산물판매와 가공사업 등을 통해서도 연간 85억원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현재 총자산은 2천7백억원 규모까지 성장해 내년부터 의무적으로 자산 2천5백억원 이상이면 비상근조합으로 전환해야하므로 선거이후 총회에서 이문제를 상정할 예정이라고 조합측은 밝혔다.   그러나 현재는 상근조합이므로 조합장이 3선제한에 걸리는 셈이다. 결국 양봉철조합장이 법적으로는 이번 도전이 연임 3선이지만 2015년부터 시작된 전국동시선거 개편전인 지난 2011년부터 4년간 재임한 13대 조합장까지 합하면 사실상 이번 도전이 4번째이다.    영양농협 한 관계자는 “현재 연임재선 조합장이므로 3선도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두사람 모두 전·현직 조합장들이므로 영양농협에 대한 이해가 높고, 조합원들과도 저마다 인맥이 두터워 후보는 2명에 불과하지만 매우 치열한 선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영양농협   박명술 조합장의 3선이냐, 석보면 출신 김진덕이사의 세대교체냐     영양군 입암면과 석보면지역을 관할권으로 하는 남영양농협 역시 재선의 박명술조합장(71)이 3선에 도전하고 이에 맞서 남영양농협 김진덕 이사(65)와 상무로 퇴직한 신병하, 남동희씨 등 4명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본지에서는 출마가 확실시되는 박조합장과 김진덕 이사를 중심으로 남영양농협 조합장 선거의 흐름과 전망을 살펴본다.   농협관계자들에 따르면 역대 남영양농협 조합장 선거의 특징은 뚜렷한 지역색을 띤다는 점이다. 후보의 출신지가 입암면인지, 석보면인지에 따라 조합원들의 지지세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실제 조합원 규모도 전체 1천546명 조합원들중 절반정도는 입암, 나머지는 석보로 갈라진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예컨대 지난 2019년 제2대 동시선거당시 남영양농협 조합장선거에서도 입암면 출신인 박명술 현조합장과 석보면 출신인 이정택 전조합장이 맞붙어 박조합장이 득표율 56.6%로 43.4%를 얻은 이정택 전 조합장을 겨우 175표(13.2%)로 이길 만큼 양측의 지지세가 팽팽했다.   이런 상황이 오는 3월8일 제3회 동시선거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력출마후보인 김진덕이사가 석보면출신으로 출마하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김진덕이사는 “조합원 중심의 농협이 돼야하는데 조합원을 상대로 장사하는 농협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농민들은 농사에 주력하고 농협이 판매와 유통 등 일체의 업무를 전담해주는 농민중심의 순기능적인 농협으로 탈바꿈시키기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출마동기를 밝혔다.   석보면 생활안전협의회 회장과 사회보장협의회장, 이장협의회회장 등 다양한 사회단체장을 맡으며 오랜 세월 지역에서 터전을 닦아온 이력도 상당한 파괴력이 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   김이사는 “석보지역의 경우 전국적으로 알아줄만큼 배추전문재배지역으로 유명하다”며 “봄배추의 경우 약 50만평이상 재배되고 있는데 배추저장고가 없어 농민들이 큰 애로를 겪고 있다”며 “농협에서 기존 저장고를 임대해 사과저장고로 활용하고 있는 등 폐해가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이사의 도전에 맞서는 챔피언격인 박명술조합장이 이끄는 남영양농협은 조합원 1천544명, 준조합원 2천127명으로 영양농협에 비해 조합규모는 작지만 가공사업소 등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사업과 신용사업으로 매년 큰폭의 성장세를 이루고 있는 견실한 조합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의 경우 구매사업(107억원), 판매사업(79억원), 하나로마트사업(117억여원) 등으로 경제사업분야만 연간 10%이상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신용사업도 총예수금 1040억원으로 전년대비 35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고추생산량증가로 가격이 급락해 조합원들이 어려움에 처했으나 가공사업소(소장. 정광화 상무)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조합원과 농협이 상생 동반성장하는 성과를 올렸다는게 조합측의 설명이다.   남영양농협 박미영상무는 “어려운 경영여건속에서도 조합장님과 직원, 조합원들의 협심단결해 자기자본금을 전년도보다 6억여원 증가한 132억6천여만원까지 성장시켰다”며 “올들어서도 영양군 등과 협력해 조합원들을 위한 농작물재해보험료지원, 자녀장학금지원, 다양한 영농기자재 지원 등 폭넓은 조합원 지원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3선을 노리는 박조합장의 아성에 신예 김진덕 이사의 야심찬 도전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또 조합장 출마가능성이 있는 2명의 상무 퇴직자들의 움직임도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수 있을것으로 전망된다.   ▲영양군산림조합 3선을 노리는 김성웅조합장과 영양군 국장출신 김영묵대표의 맞대결       영양군산림조합도 김성웅 조합장(74)이 3선에 도전한다. 4년전 제2회 조합장동시선거당시 무투표로 18대 조합장재선에 성공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는 김조합장의 아성에 김영묵씨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영양읍내에서 산림분야 경영컨설팅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묵대표는 영양군 농업경제건설국장으로 재임하다 2년전 퇴임한 공무원출신이다.    아직 선거일이 남아있어 최종적인 선거등록 및 기타인물들의 후보여부는 명확하지 않지만 현재까지는 2명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김영묵 대표도 출마를 밝혀 향후 어떤 진검승부가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영양군산림조합의 조합원은 전체 2천240명으로 산주가 66.5%인 1천491명에 이른다. 김조합장의 역량은 산림조합의 흑자경영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주력사업인 산림청 위탁사업 등을 통해 조합의 경영수지를 강화시키고, 조합원 및 지역민을 대상으로한 금융사업으로 조합의 수익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관련 우창백 영양군산림조합 상무는 “영양군산림조합의 경우 규모는 작지만 내실있는 경영으로 조합원들의 이익증진과 우량조합으로의 발전을 도모해왔다”며 “이덕분에 김성웅 조합장이 올해초 자랑스런 한국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김조합장이 산림경영부문에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음이 입증된 셈이다.   김조합장은 (사)한국산림경영인협회 부회장을 맡아 산림행정 및 산채박랍회, 영양산나물축제 등 각종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매년 영양군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지원과 불우이웃돕기를 실천하고 있는것도 높이 평가받았다.    이에앞서 김조합장은 가족구성원이 소유한 321ha의 임야에 산림경영을 실현해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등 산림분야에 있어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맞서는 김영묵 대표 역시 첫 공직을 산림과에서 시작할 만큼 산림녹지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 2010년 영양군 지방녹지사무관으로 승진해 산림녹지과장을 지냈으며, 2017년에는 향토문화발전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농업경제건설국장 재임시 영양군의 농업과 건설,산림 환경발전을위해 적극행정을 펼쳐 지역민들로부터 인정받는 공직생활을 했다는평가다.    3선의 노련한 김성웅조합장과 이에 맞서는 산림전문 공직자출신의 김영묵 대표의 맞대결이 어떤 선거결과를 낳을지 지역민들과 조합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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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2-21
  • 명품 빛깔찬 영양고추의 산실 ‘영양고추유통공사’
      40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여름, 숨이 턱턱 막히는 그 더위속에서도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를 품어 스스로 매운 맛을 만들어내는 명품 영양고추. 해발 5백m 내외의 고랭지에 위치한 영양군의 지리적특성과 일교차가 으뜸 영양고추를 빚어냈다면 이를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곳이 있다. 영양군 일월면에 위치한 빛깔찬 영양고추의 산실 영양유통공사. 올해로 설립 15년째를 맞는 유통공사는 이제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과 동남아 등 세계무대로 고추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100만불의 수출금자탑을 바라보며 땀방울을 흘리는 영양고추유통공사를 찾아 왜 소비자들이 영양고추에 열광하는지 그 내막을 들여다 본다(편집자주) ----------- 지난 8월말 유통공사 앞마당에는 쉴 새 없이 드나드는 고추농가들의 차량들로 붐볐다. 홍고추 수매가 개시되면서 각 고추재배농가들이 현장에서 수확한 홍고추를 입고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유통공사에서 고추수확용으로 나눠준 노란색 고추상자 20만개가 산처럼 쌓여있다. 수확을 앞둔 농가들이 이 상자에 자신이 생산한 고추를 담아온다.   올해 유통공사와 재배계약을 맺은 농가는 모두 1,200여 농가. 이들 농가에서 생산한 고추는 전량 유통공사를 통해 수매되고 있다.   매년 건고추 1천68톤 정도의 홍고추가 유통공사를 통해 고춧가루 제품으로 만들어져 국내외로 소비되고 있다. 수매금액은 약 150억원. 유통공사가 농민과 소비자와의 중간 플랫폼 역할을 하며 단순한 1차 농산물을 부가가치가 높은 2차 가공농산물로 판매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영양군 전체 고추생상물량의 약 25~30% 정도다. 나머지는 영양지역 2개 농협과 각 농가에서 소비자 직거래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연간 영양군지역에서는 약 2천1백 농가에서 연간 4천3백여톤 규모의 건고추를 생산하고 있다.     ▲고추품종선정에서부터 수매까지 일괄처리시스템 완비   고추유통공사가 자랑하는 영양고추제품의 우수성은 품종선정에서부터 제품출하까지 유통공사가 철저하게 계획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고추연구소를 통해 우수품종으로 선정된 우량고추를 계약재배한 농가들에게 재배토록하고, 이를 전량수매해 고춧가루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중간자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유통공사 정승화 경영관리팀장은 “매년 5월부터 고추농가들과 계약재배를 체결한 후 8월 중순부터 수매에 들어간다”며 “농가에서는 당초 계약한 재배물량만 재배해 유통공사에 납품하면 고추선별에서부터 건조, 고춧가루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공사에서 일괄처리하기 때문에 편리한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예컨대 수매고추가 입고되면 선별과정을 거쳐, 무게를 재고, 세척을 통해 이물질을 선별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후 고추절단작업과 건조, 포장 등의 순서로 최종 제품이 생산된다는 말이다.   철저한 분업과 엄격한 제품관리는 영양고추의 특성까지 고스란히 포장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할수 있다는 자긍심으로 이어진다. “선명한 붉은색깔과 풍부한 비타민 A, C를 함유해 색과 맛이 진한 것이 영양고추만의 특징”이라며 “음식을 만들 때나 김장을 담글 때 영양고추를 사용하면 깊고 그윽한 본연의 맛을 고스란히 간직해 소비자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고 정팀장은 덧붙였다.   유통공사의 상근직원은 약 30여명. 그런데 고추수매시기인 8~10월경에는 임시직까지 채용해 약 120명이 3교대로 일해도 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한꺼전에 쏟아져 들어오는 홍고추를 일일이 선별하고 제품으로 포장하기까지에는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될 일이 많아 그만큼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게 공사측의 설명이다.     ▲1등 명품 고추생산을 위한 연구개발(R&D) 및 철저한 분업시스템     영양고추가 오랜세월 1등고추로서의 명맥을 유지하는데에는 농민들과 영양군, 경상북도 등 산연관의 철저한 지원과 분업시스템이 한몫하고 있다.   우수고추를 생산하기위한 연구개발전담은 영양군에 소재한 고추연구소가 전담하고 있다. 고추품종에 따른 맛의 차이와, 재배방법, 성분분석 등 그야말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추한분야에서만큼은 최고의 연구기관이라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경북도기술연구원 부설기관인 고추연구소의 이같은 노력이 우량종자를 보존하고, 최상의 고추를 생산하는 시발점이다. 이어 농민들이 생산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까지 모든 공정을 철저하게 관리생산하는 유통공사의 운영시스템도 일관된 고추품질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이런 노력덕분에 한국관광공사와 경상북도 지정 명품 농산물에 영양고추가 당당하게 선정됐으며, 농촌진흥청 선정 ‘농업과학기술개발 우수성과 100선’, ‘경북도 명품화사업대상’, ‘농식품파워브랜드’ 등 명실공히 국내최고의 제품의 위치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에서도 “빛깔찬 영양고추는 잔류농약과 가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쇳가루 등의 시험검사에서 국내 유통제품 가운데 최고품질”로 인정했다고 유통공사측은 밝혔다.     ▲ 농민들과 ‘원팀’으로 수매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도 제공   모종선정에서부터 계획재배로 관리하는 유통공사의 장점은 생산이후 농민들의 수고로움을 덜어준다는데 있다.   수매단가는 서울과 대구 등 공영도매시장과 서안동농협 농산물 공판장등의 경매가격을 감안해 결정한다.   올해의 경우 기간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특등품은 2,600원선/kg 일등품은 2,500원선/kg으로 정해졌다.    유통공사는 홍고추 수매사업이 완료되면 계약 농가별 수매결과에 따라 장려금과 유기질비료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까지 수매율 80%이상 농가 대상으로 kg당 200원 지원하던 장려금을, 올해부터는 수매율 60%이상 농가에 kg당 300원으로 지원을 확대하여 홍고추 출하 의욕을 고취시킨다는 계획이다.     ▲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영양고추의 위력   지난 8월25일 유통공사 앞마당. 오도창 영양군수와 김석현 군의장 등 영양군 주요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최현동 유통공사 사장 등 임직원들의 발걸음도 분주했다. 이날은 영양고추가 올해 첫 해외시장으로 팔려나가는 날, 바로 미국시장으로 가기위한 선적식이 열리는 날이다.   지난 2016년부터 7년째 계속되고 있는 미국수출길이다. ‘빛깔찬 영양고추’가 한인 교포들은 물론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음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다. 호주에 캐나다, 싱가포르, 독일 등 전세계로 영양고추가 뻗어나가고 있다.   선적식에 참석한 오도창 군수는 “우리 영양고추가 세계적으로 K-매운맛을 알리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보다 우수한 품질재배와 수출확대를 통해 지역농가들의 수익이 확대될수 있도록 군정차원의 뒷바라지를 하겠다”고 말했다.   울타리 USA 신상곤 대표도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미국전역의 매장과 고객들에게 명품 영양고추를 홍보해 지속적으로 판로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고추유통공사를 통해 해외로 수출된 ‘빛깔찬 영양고추’는 2019년 16만달러(2억1천여만원), 2020년 약 39만달러(5억2천여만원), 2021년 80만달러(10억7천여만원)로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해외수출물량의 92%로 가장 많고, 다음이 케나다 6%, 호주 2% 순으로 집계됐다.   최현동 사장은 “영양군 농민들이 애써가꾼 영양고추가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시장에 7년째 진출하고 있다는 자체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100만불 수출금자탑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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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9-08
  • 【기획특집】 영양 ‘주실마을’을 세계적인 유교문화 관광상품으로 재단장하기 위해 뛰는 조석환 박사
    【영양신문=정승화 기자】 유교문화의 본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영남권 최초의 실학마을로 손꼽히는 경북 영양군 주실마을.     김대중 정부시절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정부와 경북도가 117억원의 예산을 들여 민족문학시인 조지훈 선생의 동상과 시비, 고택 등을 정비하면서 예전에 비해 주실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북내륙 오지에 위치한 지리적 한계와 급변하는 세태속에서 국보급 마을이 그 빛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 이런 주실마을을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유교문화 관광 마을’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출향인사가 있다.   바로 전 성결대학교 재단이사장을 지낸 조석환 박사(77)가 그 주인공. 현재 경기도 안성시에서 컴퓨터 키보드사업을 하고 있는 조박사는 주실마을 입향조(入鄕調)인 한양조(趙)씨 후손으로 주실마을에 있는 ‘취암고택’의 주인이기도 하다.   경기도와 영양 주실마을을 오가며 빛바랜 주실마을에 ‘새빛’을 불어 넣기 위한 그의 발자취와 향후 계획은 어떤 그림일까.   ▲ 주실마을의 관광자원화를 위한 그의 노력 핏줄은 속이지 못한다는 말처럼 주실마을에 대한 조박사의 애착과 자부심은 대단했다. 조선중기 당시 영양 주실마을에 사는 한양조(趙)씨들을 가리켜 칼날같은 남인(南人) 집안이라 하여 검남(劍南)이라 불렸고 일제강점기에도 끝까지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지조가 그에게도 배어있었다.   “지난 2000년 당시 정부가 마을전체를 단장하여 새로운 유교문화권 관광마을로 탈바꿈했지만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마땅한 관광 상품이 없어 제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명성을 자랑하는 축제현장을 찾아다니며 많은 벤치마킹을 한 바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빛이 바랬던 주실마을이 중앙정부와 경북도, 영양군의 지원으로 새단장했지만 이를 현대인들과 교감할 수 있는 관광 상품으로 스토리텔링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안타까움으로 발품을 판 끝에 지리산 입구에 소재한 ‘선비문화연구원’과 스페인의 ‘에스펠레트(Espelette)고추축제’, 미국의 농업축제인 ‘미시시피(Mississippi) 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현장을 섭렵하며 주실마을의 관광상품화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그는 자부했다.   실제로 지난 1999년 5월에는 스웨덴, 텐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석학자들을 영양으로 초청해 영양군내 곳곳을 소개하며 문화유적으로서의 가치성과 관광상품의 호감도를 조사하기도 했다.   ▲ 주실마을 고택과 취암고택 민족문학사의 거목 조지훈 시인을 배출한 주실마을은 1630년경에 마을이 형성됐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마을모습이 마치 배모양을 띠고 있어 주실(主室), 또는 주곡(主谷)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이 마을에는 2개의 종택이 있는데 옥천종택(玉川宗宅)과 호은종택(壺隱宗宅)이다. 옥천종택은 조선 숙종 17년(1671) 문과에 급제, 홍문관 교리와 승정원 우부승지를 지낸 옥천 (玉川) 조덕린(趙德隣)의 집으로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24호로 지정돼 있다.   옆골목 호은종택이 바로 한국 근대문학의 거목 조지훈이 태어난 생가(生家)이다. 이 집은 주실마을에 처음 들어온 입항조 조전(趙佺)의 둘째아들 조정형(趙廷珩)이 조선 인조때 지은 집으로 경상북도 기념물 제27호이다.   이밖에도 경북 유형문화재 제72호인 월록서당과 경북 문화자료 제341호인 만곡정사 등 보물급 문화재들이 즐비한 곳이 주실마을이다.   조석환박사는 이 마을 ‘취암고택’의 주인이다. 이집은 1745년 신축돼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 2006년 조석환박사가 매입해 조부인 취암공(1847~1893)의 호를 따 ‘취암고택’으로 명명하게 됐다고 한다.   “저의 조부인 취암공은 호봉공의 7대손으로 취암유고(翠巖遺稿)를 남길 만큼 당대의 대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부의 학자적 명성에 걸맞게 제가 취암고택으로 이름 짓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여느 고택과 달리 취암고택은 아직 경상북도 문화재 등으로 지정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앙부처와 경상북도 등에 취암고택에 대해서도 문화재 지정요청을 한 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한 후 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이라 생각 합니다. 중요한 것은 주실마을 전체가 국보급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곳이므로 역사적 관광자원을 활용해 영양군뿐만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관광객유치와 학술심포지움 등 주실마을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겠지요” 끝없는 고향사랑에 대한 그의 집념이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 고향에 대한 애착과 향후 구상중인 관광상품 개발방향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처럼 저도 객지를 떠돌아 다녔지만 한번도 고향 영양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출향인 대부분이 늘 마음한구석에 고향사랑을 품고 있지만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부터 늘 타향살이를 해온 저로서는 더욱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주실마을에 대한 애착과 향수는 일상처럼 저와 붙어있는 그림자 같은 것 일겁니다”   조박사는 지난 1964년도에 영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컴퓨터 키보드분야 전문가인 그는 남과 북이 한글과 조선글을 부르는 차이를 연구하여 새로운 통신기기 단말기인 ‘한겨레 통일 표준글자판을 갖는 단말기’를 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각계에 영양출신 유명인사들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영양출신의 흙수저인 조박사도 갖은 고생 끝에 객지에서 성공한 인사로 분류되는 셈이다.   “유교문화유적으로서 주실마을을 관광자원화 하는데 성공한다면 국내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영양고추와 콩을 활용해 수제 영양민속고추장과 된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영양을 브랜드화 하는 이들 상품제조를 통해 영양군민 수익에도 기여하고, 외부 관광객들을 보다 많이 유치하는 하나의 단초가 되겠지요”   끝없는 고향사랑에 대한 그의 집념이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 기획특집
    • 사람과 인문학
    2021-03-21
  • 〈기획탐방〉영양출신 민족문학사의 거목, 조지훈!
    조지훈이 태어난 생가, 호은종택     【영양】 정승화 기자=2019년의 봄, 전국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온 나라가 화염으로 가득한 듯하다. 겨우내 움츠렸던 대지가 봄을 맞아 생명의 문을 여는가 싶더니 그 기세가 지나쳐 마침내 불이 되었던가.    지금으로부터 반세기전, 조지훈의 봄은 어땠을까. 그때도 이렇게 불이 났을까. 1920년 일제치하에 세상의 문을 열고 나온 그에게 봄은 처음부터 겨울이었을 것이다. 자유를 잃어버린 식민지의 아들. 봄도 빼앗기고 마음도 잃어버린 그 시절의 조지훈. 그의 발자취를 찾아 백두대간의 산간으로 차를 몰았다.   그를 찾아가는 길은 포항에서 영덕 강구를 거쳐 영덕~상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청송IC에서 내려 약 20분간 들어가면 문향의 고장 영양에 도착한다. 세월이 세상을 바꿔놓았다. 이 산간벽지에 고속도로가 다 놓이다니. 동탁(조지훈의 본명)이 살아있었다면 입을 떡 벌렸을 만큼 상전벽해의 세상이 됐다.     영양으로 가는 길   전국 최고의 청정지역인 영양의 대표 농산물이 ‘영양고추’와 ‘영양사과’ 라면 이를 키운 햇살과 청정솔바람이 뛰어난 문필가들을 배출하는 자양분이 되지 않았을까. ‘문향의 고장 영양’ 이라는 영양군 슬로건이 도로표지판으로 등장한걸 보면 그 출발선에는 바로 조지훈이 있을 것으로 무릇 짐작된다.   영양읍내에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한 그의 고향 주실마을. 영양 일원산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싼 그곳에 5백여년동안 선비의 지조를 지쳐온 주실마을이 고풍을 드러내고 있다. 이곳은 조선 중기때 환란을 피해 정착한 한양 조씨들의 집성촌으로 1630년경 마을이 형성됐는데 하늘에서 내려다 본 마을모습이 마치 배모양을 띠고 있어 주실(主室), 또는 주곡(主谷)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호은종택 입구 모습   이 마을에는 2개의 종택이 있는데 옥천종택(玉川宗宅)과 호은종택(壺隱宗宅)이다. 옥천종택은 조선 숙종 17년(1671) 문과에 급제, 홍문관 교리와 승정원 우부승지를 지낸 옥천(玉川) 조덕린(趙德隣)의 집이다.   옆 골목 호은종택이 바로 한국 근대문학의 거장 조지훈이 태어난 생가(生家)이다. 이 집은 주실마을에 처음들어온 입항조 조전(趙佺)의 둘째아들 조정형(趙廷珩)이 조선 인조때 지은집이라고 소개돼 있다.   당시 호은종택에 사는 조씨를 가리켜 칼날같은 남인(南人) 집안이라 하여 검남(劍南)이라 불렸으며, 일제강점기때도 끝까지 창씨계명을 하지 않은 지조있는 마을로 지금까지 칭송이 드높다고 한다.  조지훈의 ‘지조론’은 조상들의 대쪽같은 선비정신, 그 올곧음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온 때문이 아닐까.      그의 유년시절과 청년기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호은종택 마당에 들어서니 따스한 영양의 햇살과 산들바람이 먼저 나그네를 맞는다. 발목아래 서걱거리는 자갈소리. 주인은 없지만 포근한 인심은 남아있는 듯 빈집의 허전함이 없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78호’ 문화유산이지만 지금도 누군가 방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할 듯 아늑함이 배어있다.      생가에서 바라본 문필봉   그가 앉았을 툇마루에서 앞산을 바라본다. 풍수가들이 집앞 안산에 놓인 봉우리들이 전형적인 ‘문필봉’이여서 조지훈이 문학적 재능을 보였다고 말하는 그 자리에서 붓끝처럼 봉긋 솟은 저 앞산을 바라본다.   산은 그에게 무엇을 보여줬을까. 구름은 그에게 어떤 행로를 보여줬을까. 이 산간오지 마을에서 자란 그가 어떻게 한국문학사의 거장이 되었을까. 일제와 독재의 암울한 시대에 그는 어떻게 변절하지 않고 순수문학과 민족의 지조를 지킬 수 있었을까.   집 뒤로 오래된 감나무가 고목처럼 서있다. 아무래도 그가 어릴때 심었음직한 나무인 듯, 겹 껍질이 세월의 풍상처럼 덕지덕지 붙어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생명의 소리. 감나무는 주인을 대신해 홀로 생명의 지조를 지키고 서 있는 듯하다   조지훈 문학관    호은종택에서 1백여m 거리에 그의 삶과 문학, 지조의 일생을 담은 문학관이 있다. 문학관 입구에서 나그네를 단숨에 잡는 것은 그의 시 승무(僧舞).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근대 대한민국의 대표시 승무가 인사를 한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라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중략)」    이 처절함은 어디서 왔을까. 그의 아프도록 순수한 서정과 청아함은 어디서 왔을까. 그 자리에 서서 동탁의 그날 밤을 그려보니 답이 나왔다. 바로 이곳, 영양이 그를 빚었다. 하늘아래 첫 동네, 청정한 하늘과 백두대간의 숲에서 나오는 산소바람, 그리고 기름진 땅과 별들의 속삭임.   조지훈의 발자취는 격동의 역사, 그 파도에 맞서온 파란만장한 삶이었다. 어린 시절 고향마을에서 한학을 공부하며 틈틈이 서구학문을 탐독하던 그는 1939년 약관 19세의 나이에 시인 정지용에 의해 그의 시 「고풍의상」이 “문장”지에 추천되면서 등단하게 됐다.     이후 한국민족시를 대표하는 ‘승무’와 ‘낙화’ ‘ ‘고사’와 같은 명시를 포함, 박목월, 박두진과 활동하면서 엮은 ‘청록집’, ‘풀잎단장’ ‘조지훈시선’ ‘역사앞에서’ ‘여운’ 등 수많은 보석같은 시집을 역사앞에 내놓았다.   시인이자 문학가, 역사학자로서의 삶이 그의 발자취라면 그의 ‘지조론’은 민족과 겨레를 향한 그의 양심이자 생(生)의 지표였다. “지조는 선비의 것이요, 교양인의 것이다. 장사꾼에게 지조를 바라거나 창녀에게 정조를 바란다는 것은 옛날에도 없었던 일이지만 선비와 교양인과 지도자에게 지조가 없다면 그가 인격적으로 창녀와 가릴 바가 무엇이 있겠는가?”   시인 조지훈이 평생을 두고 지켜온 지조적 삶을 엮은 논설집 “지조론”에서 그가 말한 내용이다. 6.25 전쟁후인 1950년대 후반, 자유당 정부시대의 혼탁한 정치환경과 지도자들의 변절을 본 그가 세태를 비판한 송곳같은 글이다.      주실마을 입구전경   격랑의 역경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순수한 서정과 민족정신, 대쪽같은 지조를 지켜온 그의 모습에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그가 말했던 시대의 변절자들이 지금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는 것인가. 세월은 가고, 강물은 흘렀지만 새로운 변절자들과 시대의 야바위꾼들은 또 어둠속에서 그들의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은 어쩔수 없는 세상의 운명인가.   지금 이 시대, 삶이 뿌리채 흔들리는 이 혼탁한 세상에 강력한 순수성으로, 뜨거운 민족정신으로, 한밤에 추는 승무앞에서 용솟음치는 처절한 슬픔처럼 시대의 양심으로 우리를 이끌어줄 조지훈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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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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