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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8.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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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화 국장.jpg
정승화 주필 / 편집국장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BC460~377)는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의대에 입학하거나 직업 의사로서 첫걸음을 내딛을 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가슴에 새기며 자신도 그러한 의사의 길로 가고자 희망한다.

 

인종과 종교, 국적과 정파, 사회적 지위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진정한 인류애가 무엇인지,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가 해야 될 역할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정의의 길이다.

 

20세기 독일의 천재 슈바이처 박사는 세상의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는 신념으로 30세의 나이에 의대교수직을 내려놓고 1913년 아프리카 가봉으로 들어가 1965년 세상을 떠날 때 까지 인술을 펼쳤다.

 

아인슈타인이 ‘이 초라한 세상속에서 살고 있는 단 한명의 위대한 인간’이라 표현할 만큼 슈바이처박사의 헌신적 인류봉사는 전 지구인에게 끝없는 역사적 감동으로 남아있다.

 

히포크라테스와 슈바이처의 공통점은 의사라는 직업이다. 사람의 목숨을 치료하고,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내는 의사의 위대함을 달리 말해 무엇 하랴. 그러나 21세기 한국사회에서 히포크라테스와 슈바이처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모든 정치, 경제시스템이 수도권으로 집중된 한국의 실정은 의료분야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의료인력의 수도권집중현상은 상대적으로 지방의료 인력의 공백현상을 의미한다.

 

중소지방이 이럴 진데 영양이나 청송, 의성 등 경북북부 내륙지방은 의료서비스라 말하기 민망할 만큼 최하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의료발전 종합대책」을 보면 거주 지역에 따라 ‘치료가능사망률’지표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가능사망률’이란 병이 발생하거나 다쳤을 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으면 살 수 있는 것으로, 다시말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것을 일컫는다. 놀라운 사실은 서울강남과 경북 영양의 차이를 예로 들 수 있다.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인구가 인구 10만명 기준 서울 강남은 29.6명인 반면 영양군은 107.8명으로 분석됐다. 낙후된 의료시설로 인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인구가 서울 강남에 비해 거의 3배 이상 영양이 높다는 말이다.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치료가능사망률 전국평균은 69.3명인데 비해 경북전체가 78.3명이고 이 가운데 영양이 가장 높은 107.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히포크라테스선서.jpg
히포크라테스 선서

 

정부가 지방의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는 국민기만이다. 의료계 인사들의 수도권 집중현상은 자본주의의 씁쓸한 단면이고 개인적 선택이라 어쩔 수 없다지만 국가는 고개를 돌려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지방의료체계 개선 및 의료서비스 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겨우 숨만 쉬고 있는 지방소멸은 그 가속도가 더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커녕 슈바이처 박사만큼의 헌신과 인류애까지는 아니더라도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지방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아프리카 사람보다 더 못한 취급을 받아서 되겠는가.

 

다행히 영양군이 이번에 영양병원과 업무협약을 통해 의료진을 보강하고 의료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한 것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정부와 경북도에서도 이에 그치지 말고 영양군과 지역의료기관에 대해 의료인력 추가보강과 시설개선을 위해 더 많은 행,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 살아야 나라가 있는 것이다. 지방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제때 치료받지 못해 죽어나가는 일이 되풀이 돼서는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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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日月)칼럼】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지방의료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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