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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4.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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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6_225720.jpg

 

(#풍경하나)

 

2년째 봄을 잃어버렸던 세상에 다시 봄이 찾아온듯하다. 코로나19가 앗아간 잃어버린 봄. 겨울의 을씨년 시간들을 보낸 이들에게 봄이 가져다준 저 신록의 찬란함을 어찌 창문으로만 보고 있을 것인가.

 

 답답했던 마스크도 벗어던지고 당장 문을 열고 세상을 향해 종주먹을 내지르고 싶은게 모든 이들의 마음일게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귀같은 코로나19가 밤도둑처럼 옮겨 다니고 있어 조심해야겠지만 전국적으로 급격하게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어 다행이다 싶다.

 

 정부차원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체하는 등 엔데믹 수순을 밟고 있어 원래의 삶을 되찾을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때마침 천혜의 자연풍광을 자랑하는 영양에서도 지난 2년동안 사실상 중단됐던 산나물축제를 다시 재개한다고 하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일월산을 필두로 골짜기마다 솟아오른 곤드레나물과 고사리, 참나물, 당귀, 그리고 하늘로 샘솟듯 푸른기운을 내뿜는 두릅을 보라. 동장군의 맹위 속에서도 그네들은 소리없이 저마다의 봄을 준비해 온 것이다.

 

개나리와 진달래, 참꽃이 봄을 열었다면 신록의 사월과 오월은 무공해의 산나물이 봄의 절정을 채색한다. 태산같이 높이 솟은 저 일월산의 준엄함 속에 이렇듯 아스라한 봄의 향취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 그저 신비롭기만 하다.

 

영양의 봄을 노래한 이가 있다. 영양이 낳은 민족시인 조지훈은 낙화에서 바람에 떨어지는 꽃잎과의 이별을 애달파했다.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뒤에 머언 산이 다가선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아직도 외줄기 도로에 갇혀있는 이 궁벽한 영양. 1백년전 일제치하 시인의 세상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의 눈에 들어온 봄날 꽃잎서정, 봄소식을 전하듯 봉긋한 꽃망울과 활짝핀 매화와 진달래는 시대의 아픔을 지녔던 시인에게 선뜻 다가온 소소한 일상의 기쁨이었을 것이다.

 

기쁨도 잠시 한잎 떨어지는 낙화의 순간을 시인은 가슴아파한 것이다. 가슴아파한다. 파란 산나물이 저 봄꽃 낙화의 허망함을 메워주기까지 시인은 얼마나 허망했을까. 야속한 바람은 그때도 불었고, 지금도 일월산 계곡사이로 범 소리를 내며 내달리다 반변천 물길을 따라 동해로 빠져나가고 있다.

 

(#풍경 둘)

 

누군가에게 봄은 신록찬연한 생명의 봄이지만 어떤 이들에게 봄은 전쟁이다. 2022년 사월과 오월사이, 소위 위정자들의 봄은 공천전쟁으로 몸살이다.

 

예나 지금이나 TK지역에서 변함없는 것은 바로 간판만 바꾼 국민의힘의 공천권 확보. 어떤 이들에게 봄은 홍매와 진달래가 꽃이지만 이들에게 꽃은 선거. 민주주의 꽃이라고 불리는 선거에 몸이 달은 그네들에게 진짜 봄꽃이 눈에 들어올 리 있을까. 중앙이든 지방이든 권력의 늪에 빠진 탐욕의 들은 그들만의 정쟁에 정작 봄이 오는지도 가는지도 모를 것이다.

 

지금 중앙정치권에서는 검수완박이라는 듣보잡 언어가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거대의석을 무기로 검사들로부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한다는 검수완박으로 야당까지 꼬드기다 들통나 정치권이 온통 쑥대밭이다.

 

 물러가는 대통령과 이재명 전 대선후보를 보호하는 법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법리적모순을 안고 있는 이법안에 새정부의 실세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덜컥 합의해줬다 국민적 몰매를 맞고 있다.

 

 문재인 5년치하의 적폐청산을 염원으로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켰는데 정작 야당에서는 한번 저항도 하지 않고 합의하면서 야합이라는 비판과 여름소나기처럼 쏟아지고 있다. 자칫 윤석열 새대통령은 취임도 하기전에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지경이다.

 

6. 1 지방선거를 앞둔 전국 각 지방에서는 공천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직결되는 TK지역.

 

지금 대구에 소재하나 국민의힘 경북도당앞은 연일 공천탈락자들과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데모를 하는등 공관위 국회의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어떤이들은 컷오프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또 어떤 지역에서는 분명한 근거없이 특정인을 전략공천격인 단수추천을 하는 바람에 나머지 후보들이 벌떼처럼 일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정작 표를 가진 국민은 뒷전이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따논 당상이니 주권자가 후순위로 밀리는 이상한 민주국가이다. 봄은 왔는데 이들에게 봄은 아직 겨울이다.

 

정승화 영양신문 발행인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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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칼럼〉 사월과 오월사이, 그리고 그네들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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