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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7.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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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화  주필  편집국장.jpg
정승화 주필/편집국장

 

또 한 계절이 하릴없이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시대 여름이 저혼자 두둥실 떠나가고 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증유의 전염병이 21세기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2년째 우리삶을 뒤흔들어놓은 코로나가 또다시 진화를 거듭해 이젠 더 강력한 변이바이러스로 둔갑하고 있다.

 

1차 코로나 백신도 아직 맞지 못했는데 저혼자 2차, 3차 변이형으로 더욱 진화하고 있다.

 

마치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며 조롱하듯 그렇게 세상을 휘젓고 있다.

 

여름이 왔건만 반길새도 없다. 폭염속에서도 마스크 없이 세상밖으로 나갈수 없는 현실. 집밖은 그 자체가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어른들에게 코로나는 먹거리와 생계적 타격으로 크게 다가오고 있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아이들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모든 추억과 세상의 기억을 없애고 있다.

 

여름의 추억도 사라질 위기다. 부모님 세대들이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는 여름날 외갓집 추억, 시골여행, 문화재관광, 바닷가의 추억 등 수많은 기억들이 아이들 기억에서 편집될 위기에 처해있다.

 

추억이 없는 인간을 상상이나 해보았는가. 그리운 이들을 떠나보내도 추억이 남아 있기에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추억의 힘은 외로움에서 우리를 구해준다. 이런 기억들을 켜켜이 간직하고 있는 것은 마치 인생의 보물상자를 몰래 숨겨둔 기분일 것이다.

 

그런데 벌써 2년째 코로나란 괴물이 계절과 추억을 집어 삼키고 있다.

 

사계절을 2번이나 보내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들을 다시 복구할 수 있을까.

 

이미 든든한 추억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은 당장 눈앞에 펼쳐진 생존현장에서 싸워 나가면 되지만 미래를 살아가야하는 아이들은 아무런 방책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셈이다.

 

저학년 일수록 심각하단다. 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비대면 수업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아이들의 정서함양과 단체생활에 따른 협동심과 사회성, 친구간 우정 등 소통교육이 안되고 있다는 점이란다.

 

학교란 울타리속에서 친구들과 교류하며 공부하는 것이 전인교육의 요체인데, 나홀로 집에서 SNS를 통한 수업으로 ‘단절교육’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학에 입학한 올해 2학년생들은 2년째 코로나의 터널속에서 외로운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지역 대학에 입학한 어느 여학생은 2년째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아직까지 친구들도 제대로 모른다고 말했다.

 

기숙사생활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입학식은 물론 써클활동, 축제 등도 대부분 중단돼 사실상 휴업상태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 최고의 청춘시절인 20대 여학생들에게 이런 코로나 팬데믹시대는 그 자체만으로도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추억없는 시간들로 채워진 청춘들이 겪어내야 할 미래의 시간들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취업전쟁의 어려움은 고사하고, 미래를 위해 써야할 추억의 곳간이 텅비어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슬픔이다.

 

20세기 청년들이 총탄의 전쟁을 겪었다면 21세기 청춘들은 또 다른 전염병 전쟁을 겪고 있는 것 일 수도 있다.

 

계절의 2막이 지나면 제3막 가을이 펼쳐질 것이다.

 

풍성한 결실의 계절만큼이나 청춘들에게 더 이상 백지의 추억으로 남지 않을 시간들로 채워져야 할텐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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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월칼럼 ] 매미는 우는데...코로나가 삼켜버린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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