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장독대를 닦았죠. 장독대에 나란히 자리잡은 된장과 간장단지는 어머니의 손길이 닿기만 하면 눈이 부실만큼 반짝거린 기억이 아직도 아련합니다.
어떻게 저 많은 단지 속에서 용케도 된장과 간장, 고추장 단지를 찾아내는지 어린 시절에 본 어머니의 일상은 신비로움 그 자체였죠.
머리에 흰 수건을 두르고 빨래며, 밭일이며 모든 일을 혼자서 척척 해내시는 어머니를 보노라면 만능해결사가 따로 없었죠.
아침 늦잠을 자면서도 부엌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밥 짓는 소리에 배시시 행복감에 젖어든 그 시절 아이들도 이제 모두 어머니, 아버지가 되었겠지요.
풍요의 계절 가을입니다. 자식들에게 먹일 것이 많아 어머니의 웃음을 자주 볼 수 있었던 이 가을, 밤하늘 중천에 뜬 보름달을 보며 살며시 불러봅니다.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