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판다.” 영양고추 아가씨들의 활약!
2019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1인 3역 미스 영양고추 활약 빛났다.!
【이기만 기자】 2019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 열린 27일, 서울시청광장에 분홍색 한복을 입고 꽃단장을 한 아가씨들이 무리 지어 나타났다.
‘미스영양고추아가씨’라는 어깨띠를 두르지 않아도 단박에 알아볼 만치 빼어난 미모의 그녀들이 하나둘 향한 곳은 영양군민들의 고추판매부스.
영양군은 이날 고추판매를 위해 각 단체 판매부스 약 70여동을 깔았다. 서울시청 앞 광장을 뺑 둘러 채울만한 규모다.
“어서 오세요. 한 근에 11,600원, 꼭지 딴 거는 13,600원.! 고추아가씨라 그런지 고추에 대해서는 도통 모르는 게 없다. 고추 사러 온 시민들은 고추 보랴, 아가씨 보랴 정신이 없는 표정이다.
고추아가씨들도 정신이 없긴 매한가지. 정리가 채 덜된 개막당일 어수선한 상황에 밀어닥친 손님에게 고추 보여주랴, 계산하랴, 말붙일 틈도 없다.
자신들의 머리에 미스영양고추 왕관을 씌워준 군민들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듯 그녀들은 고추, 사과, 복숭아, 심지어 된장, 고추장까지 닥치는 대로 서울손님들의 주머니를 열게 만들었다.
그 덕분일까. 공식행사 개막 시간인 오후 5시가 되려면 아직 한참이나 남은 오후 3시경부터 “오늘 판매물량 완판”이라는 알림장이 한집건너 하나씩 나붙기 시작했다.
문 열어 놓고 손님 없는 거 보다, 손님 밀려오는데 물건 떨어지는 게 더 애달 법도 한데 주인장도, 미스영양고추도 태연하다. “팔만치 팔았고 내일 또 팔면 된다.”며 “지금부터는 휴식”이라고 했다.
1984년부터 시작해 1990년 제5회 대회부터 격년제로 개최되고 있는 ‘미쓰영양고추아가씨’는 지난해까지 19회를 이어오며 100여명이 넘는 입상자가 배출됐다.
별도로 마련된 영양고추아가씨 대기실에서 만난 8기의 권경숙, 10기의 김혜진씨는 “결혼이후 영양을 자주 가보지는 못하지만 영양군을 대표하는 홍보 사절로서 영양군과 지역 농·특산물 홍보를 위해 전국에서 활동하던 그 시절이 너무 그립고 보람 있었다.”고 무한 애정을 보였다.
왕고참이라 쉬고 있냐는 물음에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다. “고추 판매도 경험 순”이란다. ‘오늘고추 완판’이라는 알림장과 택배부스에 산처럼 쌓인 발송 대기물량이 그녀들 덕분인가 보다.